크리스마스의 추억
중.고등 학교를 Mission School 에서 공부한지라 어려서부터 교회를 알게 되고
그러다 보니 성탄절에 대한 추억도 제법 기억에 남아 있네요.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크리스마스는 국민적인 축제였습니다.
그때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선생님께, 그리고, 집안 어른들께,
친구에게, 선배에게, 직장 상사에게, 후배에게……
집에 와 보면 크리스마스 카드가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흐뭇해 한 기억이 있잖아요
거리에는 징글벨의 노래에 가슴 설레고,
반짝이는 츄리에 갖가지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이 넘쳐났었지요…
갖가지 불우이웃 돕기 자선행사가 열렸고요,
고등학교 다닐 때 시골 교회에서 몇 사람이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었어요
내가 계획해서 어쭙잖은 그림을 그리고, ㅎㅎ
누구는 봉투를 만들고, 누구는 동네에 다니며 판매를 하였고..
한 1주일 쯤 작업하여 800~900장 만들었는데 수입이 쏠쏠했습니다.
재료비가 별로 안들 거든요,,
지업사에서 캔트지 잘라오고, 물감, 붓, 겉봉용 모조전지, 칼, 풀,
그게 다였습니다.
시골이었지만 나중에는 카드가 없어 못 파는 겁니다,
그래서 며칠간 밤새기로 집에서 작업을 했는데
새벽 4시경이었을까?
화장실에 갈려고 방에서 나와 마당에 내려오니 차가운 밤공기에 달빛은 고요한데
와~ 하늘에 보석처럼 뿌려져 있는 반짝이는 별들…..
근데 별들이 무지개 빛을 내며 반짝이는 것입니다.
원래 별빛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한참을 쳐다보았는데….지금 같았으면
방에서 사진기를 갖고 나왔을 겁니다.
판매한 돈으로 교회 주보를 인쇄하는 등사기와, 가리방을 새것으로 사고
교회비품 몇가지를 장만하였습니다.
그때 엄청 자랑스러웠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개구리 50마리 잡아서 10원씩 받던 것 말고는
돈 버는 것이 처음이었거든요..ㅎㅎ
…………..
우리 사무실에 액자가 두개 걸려 있는데 4년째 그대로 입니다.
자꾸 미루다가 어제 바꾸었습니다.
말라 죽은 산호수 나무를 뽑아내고 다육이를 심었습니다.
누가 시킨 것은 아니지만, 옛날 크리스마스를 회상해 보며
팀원들과 함께,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말없이 전하고 싶고,
나의 옛 추억을 살려보고 싶었습니다.
액자 사진도 바꾸고, 출입구 현관에 화분도 새로 놓으니
분위기가 쪼매~ 좋아 보입니다.
심겨진 다육이 가지에 Merry Christmas~!
글씨도 하나 달았습니다.
2013.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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