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사진입니다.

 

두려웠던, 그 비밀의 추억[2]

산불을 낸 그 시점이 범죄인지,
산불을 내고, 숨기려고 한 그 시점 부터가 범죄인지…
암튼, 우리는 이 두려운 위기에서 벗어나야 했습니다.
...................
우리는 토의한 내용을 서로 공유하였어요 
하산하면 길목에서 경찰이 검문 할 것이다
최대한 등산객이 아닌 것처럼 복장을 바꾸고 
등산 배낭은 한 개에 모두 구겨 넣고, 중요한 물건이 
아니면 모두 다 버려라, 
지금부터 3개 팀으로 각자 따로 행동한다.
일단 산밑 첫 동리 까지는 길로 가지 말고 능선을 따라서 
최대한 단시간에 산에서 벗어나라,
평상복 팀은 정류장에서 버스로 귀향하고,
배낭이 있는 팀은 반대 방향의 버스를 타고 가다가 첫 번째 
터미널에서 내려, 역방향 버스를 타고 집으로 귀향한다.
한 팀은 열차를 이용하여 귀향한다.
차에서도 소지품은 자기가 앉은 자리에서 멀리 두라
군에서 배운 " 도피와 탈출"을 써먹는 순간입니다...
 
3개 팀은 일사 분란하게 조별로 행동을 개시 하였습니다.
보통 2시간 이상 걸리는 하산 길을 1시간이 채 안되어 
읍내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때는 이동 수단이 오직 버스, 열차 외에는 없기 때문에
읍내까지 와야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역시, 읍내로 가는 길목에 방위병이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 조는 4명이었는데 먼저 통과 하기로 하였습니다.
방위병이 길을 막고 신분증 제시를 요구 하였어요.
“아니 시장에 다닐 때도 신분증 갖고 다녀야 하느냐?”
우리는 짐짓 큰소리를 치고 있었습니다
.
“뭔 일이 있는데 신분증 타령이냐? “
아 ~예, 방위병이 더듬거립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10여 명이 등산 중에 산불을 내었다는 겁니다.
그 참~ 산림감시원이 이미 보고를 한 것입니다.
그래, 우리는 저 윗동네에 사는데 우리 모르겠냐?
“ 그렇군 하여튼 자네들 수고가 많네…. “
우격다짐으로 방위병 동생들을 달래 놓고…
우리는 정류장에서 반대 방향의 버스에 탑승 했습니다.
예상대로 경찰이 버스에 탑승하여 한번 훑어 보고는
아마도 범인들이 가야 하는 방향의 차가 아니어서 
대충보고 내린 것 같습니다.
심장이 콩닥, 콩닥,,, 나는 그때 선반에 무언가를 두고
잊어먹고 내렸어요, 하여튼 우리 조는 무사히 터미널에
도착하여 각자 집으로 헤어졌습니다.

하숙집에서 저녁을 먹고 나니, 긴장이 풀리고 피곤이
몰려왔습니다.
그때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당장 시내 모처 다방으로 나오라는 것입니다.
달려 갔더니 여성회원까지 모두 모여 있었습니다.
뭐냐, 모이기로 해 놓고…… 항의가 빗발칩니다.
 
모두 들통나지 않고 제대로 귀향은 했지만,.
총무는 석유버너고, 코펠이고 현장에 버려두고 탈출했고,
나는 버스에, 애지중지한 카세트 녹음기를 두고 오고,
누구는 새로 장만한 등산 점퍼가 불에 그을려 버리고,
모두 어떻게 탈출했는지, 자기 무용담을 이야기 하느라
낄낄거리고 만면에 웃음이 번져 있었습니다.
에구 철없는 이 중생들아~!!
이제 긴장이 풀리고, 이제는 안심된다는 뜻이겠지?
 
이제는 완전범죄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한라산 등산이 아니고, 백두산 등산을 
갖다 온 것이다. 친구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집에서 가족에게도 그렇게 이야기 해야 한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30년 까지 발설해서는 안된다.
누군가 30년이 지나야 공소시효가 지난다고 했거든요..
 
다음날 뉴스에 귀를 쫑긋거렸으나 산불에 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억새 밭 산불이 다른 곳으로 
번지지 않았고 삼림 피해 규모가
별로 크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당신 이라면 어떻게 대처 했겠어요?
그 뒤, 아직까지 2차 모임을 갖지 못했습니다….ㅋㅋㅋ

                  ..................   2014. 6. 1 / 늘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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