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의 추억

모르면 어리석다

 

내가 중학교 다닐 때의 추억 한 토막입니다.

그때 삼양라면/롯데라면 이 처음 나왔을 때 입니다.

롯데라면 속에는 껌도 한 개 들어 있었습니다.

 

라면이 얼마나 맛있는지

시내로 유학을 나와서, 자취를 하였으니

연탄불과 라면지금도 그 특별한 내음과, 맛의 기억은 

지금의 라면 맛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방학 때면 시골로 내려가서

삼삼오오 모여 놀기에 정신 없었습니다.

어느 겨울날 뒷방에 모여 내기 화투를 쳤습니다.

도시에 사는 친구들은 학원에도 가고,

몇 명씩 그룹으로 대학생 형들한테 공부도 배우고 했지만

애초에 공부에는 싹이 없었던 지라,,

 

시골 친구들은,

대부분 중학을 포기한 아이들이 많아서

맛있는 라면을 잘 모르는 겁니다.

라면이라고 겁나게 맛있다, 자랑하고서

화투치기를 그만 두고

돈을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6명이 3개의 라면 값 밖에 없었습니다.

한참 많이 먹을 때라서 ---

 

굿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3개의 라면에 부족분은 일반 국수를 넣으면 되었습니다.

맛은 좀 덜하겠지만….

 

면 소재지 상점에서 라면 3개를 사오고

커다란 냄비에 라면을 넣고

부엌 찬장에 있는 바짝 마른 국수를 준비해서

냄비가 끓기 시작하자 국수를 천천히

부러지지 않게 집어 넣었습니다.

맛있는 라면 냄새가 진동하였지요.

그런데 국수가 불어서 물이 좀 부족하였습니다.

어쩌든지 모두 오글오글한 라면에 시선을 집중하고

각자 한 그릇씩 퍼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우와~ 퉤퉤

어지간하면 귀한 라면인데 먹어야지,,,

짜도 너무 짜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는 겁니다.

여름철 엄마가 만들어 준 국수는 전혀 짜지 않았는데……

 

우리는 국수를 삶는 줄은 알았지만

찬물에 헹궈내는 줄은 몰랐던 거지요

 

모르면 가만히 있어야지

옅은 생각으로 다 아는것처럼 실행을 하니

어리석은 일이 되었습니다.

          2015 . 3. 9 / 늘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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