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바보처럼 살았어요
철 들면 죽는다는데.....
아내와 나는 참 많이 다투고 살았습니다.
하여튼 거의 매달 한번쯤은 말다툼을 하고
분기에 한번쯤은 서로 말하지 않는 냉전을 치르곤합니다..
뭐 사소한 문제입니다.
서로를 위한다고 충고하다가 다툼을 일으키고,
자기 하는 일에 일일이 간섭한다고 화를 내고
왜 나는 빼 놓고 너희끼리 외식을 한 거냐?
유치하기 짝이 없는 내용이지만
어느 한 편이 승복하지 않고 대 드니까
결과는 서로 심한 말을 하게 되고
논리적이지 못한 아내는 먼저 입을 닫고 맙니다.
당신은 항상 옳고, 나는 항상 나쁜 사람이지 뭐~!
그리고는 며칠이고 말을 하지 않습니다.
집에 평화가 없으면 나는 뭐든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결국 내가 미안하다, 사과합니다.
내가 답답하여 병이 날 것 같으니까요
거의 매번 같은 패턴입니다.
내가 잘못한 것은, 그까짓 것도 이해 못하고
속 좁게 화를 내는 거냐? 하면서도
아내가 잘못한 것은 기어이 잘못했다는
사과를 받아야 하고, 그래야 고쳐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근하여 집에 가면 아내는 내게 여러 가지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집사님이 어떻고, 어떤 권사님이 어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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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좋으니까 이렇고 저런 이야기들을 하는 거겠지
내가 능력이 되니까 사고 싶은 것도 알아서 사는 거겠지
나를 신뢰한다는 뜻이잖아요….
그래, 아내는 이렇게 나를 믿어 주는데
나는 그 신뢰를 깨기 위해 매번 질책을 하는 겁니다.
아내는 실망하여 입을 닫고 돌아서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예전처럼 어느새 내 곁에 돌아와 있습니다.
그날 쫑알거리는 아내를 보면서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세상에,
왜 이제야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일까요?
그 뒤부터는 어떤 일에도 화나지 않고 수용이 되었습니다.
나를 좋아하는 그의 마음을 이제는 짓밟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이제야 철이 드는 것인가요?
철들면 안 되는데….
………….
2015-08-03 / 늘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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