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종 형님과 오찬을 같이 하였습니다.
증조 할아버지 형제의 손이니까 가깝다고 해야 하나?
형님은 재담이 좋으시다.
이 형님은 신앙이 없는지라 이야기의 포인트는
이웃 대소사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1년에 한번이라도 함께 하고싶어서 식당으로
모셨지만 이 자리를 참 흐뭇해 하셨습니다.
올해 81세 인데도 거의 그분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은 집안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보첩을 펴서
윗대 할어버지의 출생을 메모지에 적어와서는
증조할아버지 함자는 누구시고, 85세를 사셨으며
지금 나이로 158세 이시며, 우리 '병'자,'운'자 할아버지는
95세를 사셨고 지금 나이로 127세 이다.
계산해 보면, 127에서 내 나이를 빼면
즉 조부님이 63세 때 내가 태어났다는 이야기…
1년만에 지병으로 아버님이 돌아가셨으니, 다행히도
어머님은 계셨지만, 64세에 아들 대신에 어린 손주를
다시 키우시니,계산해 보면 31년을 키우셨군요…
그리고 아직 결혼 안했던 손주 며느리인, 내 아내를
물끄러미 살펴보시고 그해 눈을 감으셨습니다.
내가 지금 딱, 그때 할아버지의 나이가 되었습니다..ㅠㅠ
당연히 아버님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너무나 많습니다.
어려서는, 우리를 나무라시던 엄한 모습이 그려지고
학창시절에는, 소싯적 옛 회고록 같은 이야기를 하셨고
군대 갔다 왔을 때 는 그저 묵묵히 바라만 보셨습니다.
혈기 왕성했던 나는, 할배와 별로 안통했어요...쯧쯧
회사 다닐 때는 어머니를 통해서 나에 대해서
물으셨어요…막둥이가 언제 결혼 하느냐고….
그때, 회사에 다니면서 돈 걱정이 없게 되었을 때....
할아버님을 순천 집에 며칠이라도 모시고 싶었습니다.
그 시절에 사글세 방에 전화가 있고, 오디오가 있었으니
자랑하고 싶었지만 어머님이 말리셨지요
이제는 출입이 어렵다고…
할아버지 머리나 자주 와서 깎아주라 하십니다.
오늘 그 형님 때문에
집에와서 할아버님을 회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버지 같았던 할아버지…
마음이 짜안해져 옵니다.
우리를 사랑했던 그 할아버지….ㅠㅠ
........
2019. 1. 2 / 늘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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