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야생화 "인디카" 동호회 가입하는데 닉네임을 정하라합니다.
처음 시작한 햇병아리란 의미로...
닉네임을<병아리>라고 무심코 기록 했는데
나중에야 닉네임의 쓰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자 회원이 왜 이런 아호를 쓰는지 "닉네임/아호"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이 있었는데..... 그때 올렸던 이야기를 스크랩하였습니다.
[ 나도 병아리가 싫어요~!! ]
예전에 병아리 닉네임이 귀엽다고 누가 쪽지를 주셨었지요
감사하다고 답은 했지만 마음 한 켠에는 개운치 못했습니다.
남자가 무슨 <병아리>?
호연지기의 호연(浩然)으로 바꾸어야지 ,, ~~
동호회 온라인 가입서식에
처음 시작한 햇병아리란 의미로 닉네임을<병아리>라고 무심코 기록 했는데
(닉네임이 뭐에 쓰는지도 모르고)나중에야 닉네임의 쓰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에이 <병아리>가 뭐냐? --- 호연(浩然)으로 바꾸어야지,, ~~
…..
그런데 그 병아리가 사실은 ...
자신을 대변하는 최적의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닉네임을 바꾸겠다고 생각하면서 오히려 병아리란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멋진 이름도 좋겠지만,
사실은 내 자신이 병아리란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세상에 외치면서 나는 병아리처럼 철없는 철부지,
온실 속의 화초, 자신을 지킬 수 없는 나약한 사람,
귀엽지만 세상을 헤쳐나가기에
부적합한 사람,
왜소하고 작은, 아무 생각 없이 뿅뿅
따라 가는 사람 이라고,
세상에 외치고 다닐 필요는 없겠지만,
구태여 자신을 멋지게 포장하여<호연(浩然>이라고 고친다는 것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야생화를 사랑하는 이 아름다운 모임에서
어느 노랫말의 가사처럼 ~
거짓의 옷을 벗어 버리는 것이 더 어울리는 것이라고
스스로 달래면서, 여러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느덧,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가슴을 두드리며
나는 진정 이 세상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병아리>라고...
내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을 발견하였습니다.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강하고 독특한 닉네임에서
이제는 소담스런 닉네임으로 바꾸었다는 어느 분의 글을 읽어보면서 ~~~
“걱정 할 것 없습니다. <병아리> 보다는 몇 배, 몇 백배 세련되고 멋진 이름입니다.”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혹 누군가 이렇게 말하겠지요~
< 병아리>가 마음에 안들어 고치겠다는데 고치면 안 된다고 말한 사람이 있냐고?
물론 없지요 ~
그냥 ~ 그냥 입니다.
나를 감싸고 인도하신 그분 앞에서 내가 병아리 되기를 거부한다면
그것 이야 말로 어리석고 바보 되는 첩경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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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10
-------------- 2016. 10. 10 / 늘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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