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배 육아일기 1 / 첫대면
무슨 할아버지가 아이를 키우느냐고 묻겠지요
손자를 살펴 보는 것도 육아(育兒)라고 우겨봅니다.
사실 내 아이를 키울 때는 알지 못했던
미쳐 느껴보지 못했던 일들, 참 놀라워요
요즘은 아이가 갓 태어나 처음 울음을 터트리고
탯줄을 자르는 장면을 영상으로 담아 왔네요
가슴이 뭉클합니다
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구나.
고사리 손을 움켜 쥐고,
응애, 응애~ 큰 소리로 목청껏 웁니다.
2주간 산모와 아이를 조리원에서 돌봅니다.
코로나 방역 땜에 아가는 보지도 못했어요
2주 후에야 할배는 이 귀한 손주를 대면 했어요
손 씻고, 마스크 쓰고, 간신히 안아볼 수 있었지요
그래 네가 모태 속에서 자라느라 고생이 많았구나
하지만 아직도 더 많이 자라야 사람 노릇 하지요
눈도 간신히 뜨고, 목도 가누기 어려운 아이입니다.
처음 우유를 빨릴 때 그 아빠도 처음이라서….
“젖병 꼭지를 입안으로 많이 넣어야지~! “
그때서야 아이는 젖을 힘있게 빨아드립니다.
쌔액 ~쌔액,
온 힘을 다해 젖병을 빨고,
숨을 몰아 쉬고, 쉬었다 빨고
100 mml 를 마시고는 스스르 잠이 듭니다.
온 힘을 다 쏟았기에 지쳐 잠이 듭니다.
잠든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그래 너의 할 것은 먹고 자는 일이겠지
2020. 06. 10 / 늘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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