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몇주 전에 아내의 지인이 저의 부부를 집으로 초대하였습니다.

그분은 시내 근교에 예쁜 정원이 있는 ...그림 같은 전원 주택에 사시는 분입니다.

우리 남편은 시골스러운 곳에서 텃밭을 가꾸고,

푸른  잔디위에 강아지 키우고 사는 것이 로망이라고 했더니

빙긋이 웃으면서 초대했다는 겁니다.

 

초면이지만, 아내가 친한 언니네니까 괜찮다고 해서...ㅋㅋ

자연 마을 우측에 약간 높은 위치에 팬션같은 멋진 집이었습니다.

상당히 넓은 정원에 넓은 정원석도 멋지고, 잔디밭에 강아지도 있고,

조그만 연못에 부들도 피어 있는 ...

하지만 세심한 관리가 좀더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높은 천정에 넓은 거실과  샹드리에, 벽난로, 유화로 그려진 멋진 풍경이 걸려있고

한편에는 상당한 무게가 있을 법한 수석들...

2층에서 바라본 풍경은 한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그래, ~~~ 이런 집에서 살면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에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사모님은 이곳 지역의 택지 시세가 얼마인지 잘 모르지만

살기는 괜찮다고 하십니다.

그 동네에는  멋진 집이 7~8가구 모여 있었는데

골목을 돌아 보기로 하였습니다.

 

돌담길을 돌아가니  엉성한 대문안에 약 100평정도의

금잔디가 깔려있고, 잔디마당 양켠으로는 채소를 심었데요

밖에서 기웃거리고 있는데 어느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묻습니다.

뭘 보고 계셔요? 

예~  잔디정원이 멋져서 구경하고있습니다.

들어와서 구경하라십니다.

텃밭에 고추가 주렁주렁, 조그만 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멋져 보이세요?

주인 아주머니가 묻습니다.

동리 마을 회관에, 할머니들 먹을것 챙겨드리고 오는 길이라고합니다.

혹시 시골로 이사 오려고 생각하세요?

또 묻습니다.

전원주택의 생활이 아름다워서요~

아내가 대답하기가 무섭게 손사래를 치십니다.

절대 반대입니다.

절대 오지마세요,

아름답고 예뻐보이지요?

1년만 살아 보세요,

백발 백중 후회 하십니다.

퇴직한 아저씨들 로망이지요, 우리는 아니예요~

끝도 없이 일이 많고, 해도 해도 정리가 안된답니다.

자기는 도시락 싸들고 말리겠다고 합니다.

우리가 무안하고, 친구분 사모님이 무안할지경이었어요

 

그런데 그분은 화를 내듯이 언성이 높았지만

그 눈빛은 진정으로 우리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남자들은 대부분 귀촌을 원하고

여자들은 현실적이어서, 일 많은 농촌은 싫어하더군요,

이분도 잡초를 뽑고 잔디를 자르고, 고추를 가꾸는 것을

즐기는 것이 아니고 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추측을 해 봅니다.

아니, 또 다른, 말로 할 수 없는 다른 이유도 있을겁니다.

하여튼 아름다운 꿈을, 

누군가  흔들어 깨우는 하루였습니다.

 

    ....................... 2015/07/30   늘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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