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의 채소가 환호하고

 

사그락 사그락창밖에 밤비가

아침까지 똑 같은 노래로 봄비처럼 내립니다.

 

텃밭의 채소들이 생각 났습니다.

내 가슴이 뭉클합니다.

수박줄기가 환호하고

고추나무가, 부추가, 오이 넝쿨이 소리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텃밭의 세 그루 토마토는 결국 말라 죽었습니다.

어제 주말에 그들을 보면서

너희들도 다음 주 안으로 나와 이별을 고할 것 같구나……생각 했는데.

밤새도록 촉촉히 내린 비

그토록 하늘만 쳐다보던 네게는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너의 음성을 들을 수 없지만

너희도 살아있는 생명체 이거늘

어찌 목마르지 않았겠느냐……

어찌 천수를 누리지 못함에 슬프지 않았겠느냐?

 

당근씨를 뿌린지 열흘이 지났지만

먼지만 폴폴나는 마른 땅에서 어찌 싹을 틔울 수 있으랴

그들에게 이 촉촉한 단비는 어떤 의미였을까……

 

 

 

 

 

 

어디, 손바닥만한 텃밭의 채소 뿐이랴..

온 산천의 풀과 나무며, 곤충과 새,

그리고 수풀에 깃들인 짐승이며,

강속의 수초와 물고기들을 가뭄 때문에 걱정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시시 때때로 적당하게

안성맞춤으로 비가 공급되었다는 뜻이겠지요.

그러니 우리땅이 사막되지 않았고

불모지 땅이 되지 않았겠지요

 

 

 

 

 

 

우리가 저절로 사는 것 같지만

우리가 돈 벌어서 사는 것 같지만….

채소가 없으면 , 과일이 없으면,

곡식이 없으면

돈이 무슨 소용이랴

 

뭐라~ 외국에서 사 오면 된다고요?

   ㅎㅎㅎ

2016. 8.28 / 늘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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