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새벽의 순천만 입니다.
만남의 축복
병실에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내가 정말 중환자여서 여기까지 왔나?
나는 통증이 있어서 온 것은 아닙니다..
2달의 투병 중에서, 설사의 빈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확실히 멈추지 않았고 왜 설사를 하는지 아직도 시원한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그니까 중환자 일수도 있겠지만 …..
하지만, 혹 다른 이유 때문은 아닐까?
내가 이생에서 꼭 만나야 할 사람이
바로 이 병실에 있기 때문에, 그 만남을 위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아닐까?
좀 우스운 생각일 수 있으나
만약 하나님의 뜻이라면 “예” 라고 대답해야 하겠지요.
첫 번째 2인실에 함께 했던 그분은
83세의 괄괄한, 눈빛이 형형한 김해 김씨 가문의 종정으로 , 부산 사시는 어른이었습니다.
젊은이 못지 않는 식견과 현대의 종교문제를 잘 알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두 번째 함께 하신 분은, 67세의 대구에서 오신 분입니다.
거동이 불편해서 결국 욕창이 왔겠지요?
처음에는 영 말 붙이기 싫었습니다.
이틀이 지나고야 결심했습니다.
묵묵히 있는 그분께 제안을 하였습니다.
심심하니까, 성경에 나온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은데 괜찮겠느냐고…..
긴가 민가 하면서 승락을 하데요….
열왕기하 7장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 하늘에 창을 내신들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요”
잼있는 이야기에 내가 빠졌습니다.
그분도 말했습니다. “ 참 재미 있네예~”
입만 살아있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는데….
그분은 다인실에 있기 어려운 분이라, 계속 그방에 계시고, 나는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병실을 나오면서
풀프로프 방식
풀프로프(Fool-proof)라는 안전용어가 있습니다.,
즉 바보라도 실수하지 않는 방법을 말하는데요
복잡한 산업화 시대에 살다 보니, 한번 실수가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실수하지(Human Error)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개발한 것입니다.
이런 예는, 병실에서도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환자의 손목에, 생년과 이름이 적힌 팔찌를 채워 놓고, 간호사는 어떤 액션을 취하기 전에 반드시 그 사람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즉 주사를 놓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와서 이름을 부르고, 그 다음 환자의 팔찌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주사를 놓습니다.
1분 후에 다시 와도 같은 절차를 거칩니다.
혈압을 체크 할 때도, 약을 가져왔을 때도,
심지어 식판을 배달하는 아주머니도 마찬가지로 같은 절차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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